마시멜로 전쟁
유치원생 600명 각자 앞에 맛있는 마시멜로가 있었다. 한 심리학자가 그들에게 자기 앞에 있는 마시멜로를 15분 동안 먹지 않으면 하나를 더 주거나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을 준다는 약속을 하였다. 15분 동안 보여준 아이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당장 그것을 먹는 아이도 있었고, 그것을 만지작거리는 아이도 있었고, 눈앞의 마시멜로를 아예 안 보려고 엎드린 아이, 그것을 잊으려는 듯이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딴청을 부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 연구의 완성은 먼 훗날에 있었다. 이 아이들이 자랄 때까지 추적한 연구는 어릴 때 자제력을 보인 아이들이 나중에 공부도 잘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했으며, 인간관계,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우수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험은 “만족지연능력”이라는 개념을 도출해내기도 했다. “만족지연능력”이란 자신의 만족을 유보시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 능력을 다른 말로 그 사람의 자제력 또는 의지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이런 마시멜로 실험은 많은 관심과 논란을 자아냈다. 어떤 사람들은 더 높은 가치에 대한 의지력이 있으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가졌고 다른 사람들은 연구의 후속 표본이 적었다는 점에서 크게 신뢰할 수 없는 결과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에 다소 논란이 있다하여도 마시멜로 연구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토록 하였다. 더 높은 성취를 위해 현재의 재미도 있고 아깝기도 한 것을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삶의 방식이다. 우리의 삶에 지금 당장 좋은 것을 마시멜로에 이입(移入)하면 이 마시멜로에는 전쟁 같은 일이 벌어진다. 마시멜로 전쟁은 아침부터 시작된다. 더 잠을 자고 싶다는 마시멜로와 이 잠에서 일어나야 더 좋은 날을 맞이할 수 있다는 가치가 아침에 일어나야하는 잠자리에서부터 충돌한다. 당장은 그냥 편하게 쉬고 싶다는 마시멜로와 훗날 아름다운 몸매를 약속하는 운동도 서로 싸움을 한다. 음식은 또 어떤가. 지금 먹기 좋은 달콤한 음식이 마시멜로가 되어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맛은 좀 그래도 건강을 가져다 줄 음식이 우리를 동요(動搖)케 한다. 마시멜로 전쟁은 이처럼 전방위(全方位)적으로 일어난다. 무엇을 선택해야 옳겠는가. 눈앞의 마시멜로를 이길 의지력이 있으면 우리는 머지않아 아주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영적인 세계에 있어서도 마시멜로 전쟁이 있다. 구원을 받았으나, 직분도 있으나 여전히 마시멜로는 다가온다. 세상적으로 즐거웠던 습관들이 치명적인 마시멜로가 되어 날마다 유혹한다. 게으름, 탐욕, 탐닉, 미움, 불평, 핑계, 거짓, 차별 등등이 마시멜로이다. 모두 그럴듯한 마시멜로이다. 그러나 그런 옛 습관의 마시멜로를 취하면 안 된다. 진정한 만족을 눈앞의 마시멜로를 찾을 일이 아니다. 만족을 지연시킬 능력이 있어야 한다. 영적 의지력이 출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옛 습관의 마시멜로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이 배여 있지 않다. 그런 마시멜로를 취하면 당장 좋을 것 같지만 금방 후회하고 곧 비참해진다. 마시멜로를 넘어 있는 진정한 가치, 하나님의 원하심을 볼 수 있는 분별력이 필요하다.
유치원 아이들 중에도 후에 더 많이 먹기 위해 지금 당장 마시멜로를 먹는 것을 참고 참은 아이들이 많았다. 의지력이 대단하지 않은가. 하늘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눈앞의 마시멜로를 거절하는 의지가 넘쳐야하지 않겠는가.
09.12.2020
미주크리스천신문 발행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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