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는가?
한 젊은이가 선배 그리스도인에게 물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선배 그리스도인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을 하였다 그 말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째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은 오직 한 방향으로 향하며 뒤를 돌아볼 수 없다는 뜻이고, 둘째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은 세상과 이별을 하였으므로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나타내고, 셋째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은 더 이상 자기의 계획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네." 이 세 가지 의미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의 모습을 잘 설명한 것이라면, 우리는 과연 십자가에 분명히 못 박힌 존재인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자가 적지 않으리라,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뗄 수 없었던 바울, 그리스도를 자기 목숨보다 더 사랑했던 바울은 이렇게 고백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라디아서 2:20). 바울은 다메섹을 향해 가는 길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후, 화려했던 그의 과거를 깨끗이 십자가에 못 박고 그리스도가 그 안에 살아 계신 삶을 살았다,
그는 이것저것 둘러보며 살지 않았다, 오직 그리스도만을 바라보았다. 그는 세상으로 뒤돌아가지 않고 앞에 놓인 그리스도라는 푯대를 향해 달렸다. 그는 자신의 계획을 이루려고 살지 않았고 그리스도의 부르신 소명을 위해 살았다. 이러한 삶이 바울에게 가장 큰 기쁨이었고 더 없는 행복이었다. 수욕, 구타, 위협, 감옥, 심지어는 목 베임을 당했다는 그의 처절하고 두려웠던 죽음의 순간도 바울을 결코 흔들지 못했다. 예수의 흔적, 십자가의 흔적만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만이 자랑이었던 바울을 만나신 예수님은 못 자국 난 손으로 얼마나 그를 따듯하게 어루만져 주셨을까.
영국의 유복한 가정, 캠브리지 대학 출신, 청년의 정욕 등 모든 것을 십자가에 못 박고 오직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따라 중국, 인도, 아프리카의 선교를 위해 살았던 찰스 스터드(C. T Studd)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은 한번 뿐이고 그것은 곧 지나가나 그리스도를 위해 행해진 일은 영원할 것이다.” 기독교 역사에는 바울과 같고 스터드와 같은 자들이 수없이 일어났다. 오늘날 같이 암울한 시대에 나 잘났다하고 일어서는 사람이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힌 자들이 곳곳에 있어야 한다. 본래 기독교는 자신을 위해 그리스도를 이용하는 종교가 아니다, 도리어 자기를 십자가에 못 박고 그리스도를 위해 자기를 드리기를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기는 도전적인 종교요 헌신적인 종교이다. 한번 뿐인 인생, 덧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인생을 영원한 것에 투자하고 살아가는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의 종교이다.
반짝인다고 다 금이 아닌데 가짜가 도리어 더 반짝거리며 진짜처럼 판을 치는 세상이다. 진리의 종교요 순결한 종교인 기독교까지 가짜가 판을 쳐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와 함께 못 박힘 없이는 모든 것이 위선이고 가짜이다.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한 곳으로의 출발점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힘이다. 우리는 궁금하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묻고 확인해야 한다.
“나는 분명히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는가?”
07.25.2020
미주크리스천신문 발행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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