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수용
가장 싫어하는 것이 무엇이신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또 무엇이신가?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도 있다. 그런데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과 가장 좋아하는 것이 같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선택이다. 자고 나면, 아니 잠자리에서조차도 물밀듯 찾아오는 선택 또 선택의 일들에 나는 너무 힘들고 괴롭고 두렵다. 그런가하면 어떤 선택을 통해 나와 가족과 교회가 엄청나게 달라지는 것을 때때로 보면서 선택의 큰 영향력에 매료되곤 한다. 인생은 BCD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B는 Birth다. C는 Choice이다. 그리고 D는 Death이다. 사람의 탄생과 죽음 사이에 선택의 연속이 있다는 말이다. 이 BCD는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의 선택의 결과이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뜻도 포함된다.
서른일곱 살에 미국에 가리라 선택했었다. 그 전에 미국에 갈까 말까하는 기로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어려운 선택이었다. 그런데 오늘에 되돌아보니 그 때 그 선택의 결과는 나와 나의 가족에게 엄청난 것이었다. 오늘날 나의 자녀들의 삶은 그 때의 선택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선택 결과를 부인할 수도 없고 선택 이전으로 되 돌이킬 수도 없다. 모든 교회 일도 마찬가지이다. 선택의 연속이고 그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 11월 3일, 오랜 선거운동을 바라보다가 드디어 미국의 대통령과 지도자들을 선택했다. 그 선택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신중에 신중을 기울였을 것이다. 상대방보다 더 많은 사람에 의해 선택된 그 지도자가 자신이 선택한 사람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택도 중요하지만 다수결 선택의 수용은 더더욱 중요하다. 앞으로 할 일은 나의 선택이 아니었던 것을 되돌이키려는 것이나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결과라도 소극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가 선택한 결과의 책임을 나도 함께 지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의 지도자는 우리의 선택이라는 과정을 거치지만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세워지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중요한 우리의 선택이 있다. 두려움이냐 담대함이냐의 선택이다. 아직 그 끝을 모를 팬데믹 앞에서이다. 이 모든 상황이 팬데믹에게 달려있다면 두려움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면 두려움 대신 담대함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 두려움의 선택에도 그 결과가 있고 담대함의 선택에도 그 결과가 있다. 모세가 죽은 후 자신과 이스라엘 백성들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몰라 두려워하는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이 반복해서 하신 말씀이 있다. 여호수아 1장 6절, 7절, 9절에 있다. “강하고 담대하라”는 말씀이다. 만일 여호수아가 두려움을 선택했다면 그 결과는 참담했을 것이고 그 참담함의 늪에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허우적댔을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그 지금 보다 더 참담할 결과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두려움을 택하겠는가.
진짜 중요한 선택이 있다. 감사냐 불평이냐의 선택이다. 선택에 따른 결과는 눈에 보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보다 크다. 상황에 따라 가사를 선택하지 말자. 언제나 감사를 선택하자. 감사의 계절에 다음과 같은 “감사송”을 우리도 불러보자. “그래서 감사, 그래도 감사, 그러나 감사, 그러므로 감사, 그렇지만 감사, 그럼에도 감사, 그러니까 감사, 아주 그냥 감사,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 이래도 저래도 감사, 매일매일 감사, 항상 감사, 쉬지 말고 감사, 범사에 감사, 범사에 감사, 범사에 감사.”
11.07.2020
미주크리스천신문 발행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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